이번 달에는 조금 재밌는 취미를 새롭게 시작했다.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들을 여러가지 취미 활동으로 풀기위해 많이 노력하는데 카메라를 비롯하여 삶에 정착할만한 취미를 찾았다. 바로 가죽공예.
야심 가득한 카드 지갑. 형체를 알아볼 수 없다.
내가 갖고 있는 라이카의 가죽 케이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민하던 중, 차라리 내가 만들어버릴까라는 생각에 급발진했다. 당장 가죽 공예 용품들을 왕창 사들이고 생각한지 하루만에 즉시 실행에 옮겼다. 결과는 처참했다. 이게 실화인가? 카드 지갑이랍시고 만든게 이렇다. 오 괜찮네 생각했다면 감사. 뭐지 이게라고 생각했다면 정상. 경험주의적 성향이 강한 나에게는 일단 무작정 부딪혀본 후 문제와 해결방안을 생각해보고 해답을 찾아본 후 비교하는 패턴이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일단 이렇게 하면 카드지갑이 만들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만 가지고 시작했다. 무작정 도안을 그리고, 재단하고, 본딩하고, 바느질했다. 정교함 없이는 결과물도 없다는걸 배웠다. 실패작이라서 바느질, 피할(가죽을 얇게 포뜨는것) 연습한 흔적이 보인다.
야심 두둑한 카드 지갑. 울퉁불퉁한 것이 인생같다.
위 결과를 토대로 무엇이 문제인가 생각한 뒤 해결방법을 적용해본 두 번째 습작. 뭐 나쁘지 않은것 같다. 바느질이 많이 서툴렀지만 습작으로써 얻는 경험이 매우 많았기에 ‘나’에게는 만족스러운 작품.
세 번째 작품. 은비의 화장품 파우치
두 번의 연습 후, 여러 유튜브를 거쳐 솔루션을 공부했다. 그리고 나서 실질적인 작품으로써 은비에게 줄 파우치를 만들었다. 프랑스산 고트 스킨 가죽으로, 생각보다 비싼 가죽이었다. 하지만 경험을 얻는데 아까울리 없다. 즉시 머릿속으로 도안을 생각한 뒤 빠르게 재단하여 5시간에 걸쳐 뚝딱 만들었다. 지퍼 끝쪽에는 약간 리본같은 느낌으로 일부러 뺐다. 나름 여성스럽고 귀여운 포인트 같아 만족스러운 점. 선물 받은 은비는 진심으로 좋아했다.
퀄리티가 많이 좋아진 세 번째 카드지갑. 영채에게 선물했지만 사실 습작이었다.
그리고 나서 만든 네 번째 작품은 또 카드 지갑이었다. 영채에게 줄 카드지갑이었는데 이걸로 연습을 많이했다. ㅎㅎ ㅈㅅ;; 그래도 연습한 티가 안나서 다행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영채는 기뻐하던데. 알못이라 다행이다.
네 번째 카드지갑. 왁스 처리된 가죽으로 만들었다.
2종 보통 면허증이 인상적이다. 상준이는 트러커가 될 수 없다.
다섯 번째로 만든 작품 역시 상준이에게 줄 카드지갑이었다. 영채에게 준 카드지갑을 바탕으로 보완해야할 점들을 적용해 만들었다. 표면이 왁스 처리되어있는 가죽을 사용해 광택감과 질감이 좋았지만, 후면은 새로운 느낌을 주고 싶어 라이터로 왁스를 모두 날려버렸다. 지금까지 카드지갑 중 가장 퀄리티가 좋은 듯.
여섯 번째 작품. 플러피한 매력이 있는 가죽 북 커버.
다음 작품을 뭘 만들어보지 고민하면서 은비에게 물었을때 돌아온 요청. 처음 들었을 때 당황했다. 털..? 털 달린 북커버..? 뭐지 싶었지만 차근차근 머릿속으로 구상해봤다. 왠지 이런 느낌일 것 같아서 더 이상 묻지 않고 페이크퍼 원단을 주문해 가죽 위에 덧붙였다.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 처음 받아본 은비는 만족했지만, 은서(은비의 동생)는 하루의 가죽이 아니냐며 무서워했다. 하루는 이렇게 생겼다.
2주 동안 가죽공예를 해보며 발전한 과정이다. 돌이켜 보니 빠르게 발전한거 같기도 하고… 원래 이런 것들을 배우는데 빠른편이긴 하다. 재밌는데 어케 안함?
다음은 유겸이에게 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