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작은 추석

추석? 뜬금없이 갑자기 웬 추석 글..? 싶을 것 같다.
그 때 블로그 글을 쓰고 싶었는데 학회 준비로 상당히 밀려버렸다.
다들 추석 잘 보냈는지 모르겠다.
일단 나는 그럭저럭..
논문 준비 때문에 이번에는 고향에 못내려갈 것 같다고 ‘통보’한 후 막상 추석 때가 되니 조금 여유로워져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가지 않았다.
추석 때 뭐하지 고민하다가 나를 위한 사진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 해서 다녀왔다.
무작정 라이카, 소니, 펜탁스 3개의 카메라를 들고 계획없이 출발했다. 나는 P니까.
제일 처음 향한 곳은. 맥도날드.
배고팠다.
배고픈 나를 비웃는 듯 쳐다보는 것 같은 맥도날드 감튀 조형물. 웃어?
햄버거를 받고 나가는길, 갑자기 멈춰서서 길을 막는 앞차를 바라보며 오늘 만큼은 여유롭게 즐겨볼까 하며 찍은 컷.
생각보다 이쁘게 나왔다. 라이카는 다르다.
12시, 아무런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답게 밥으로 시작했다. 베토디(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버거라는 뜻ㅎ) 세트를 시키고 어디로 가볼까 고민하다가 대청호가 꽤 괜찮았던 기억이 나 그 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대청호의 전경. 흑백이라 잘 모르겠다고? 그럴 줄 알고 컬러로도 찍어놨다.
칼라풀 대청호
대충 이런 느낌? 나쁘지 않았다. 첫 사진 여행치고는. 사진에는 호수물이 아름다워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니 찰리 채플린의 말이 떠올랐다. 비극이더라.
명절에 가족 낚시..?
그리고 나서 조금 아래쪽을 보니 한 가족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파워 집돌이에 물을 무서워하는 나에겐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심지어 며느리로 보이는 분이 시아버지로 보이는 분께 낚시 훈수를 두시는것. 재밌는 광경이라 한참 구경하다가 왔다. 내가 저기 있었다면.. 아마 차안에서 자고있었지 않을까? 액티비티 이에다.
추억이 담긴 장소
무려 7년전, 입대가 2개월 남은 시점에 대전-서울 자전거 여행을 떠난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대구에 살았었지만 부산-서울 코스를 달리기에는 무서워서 대전에서 시작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실지 잘 모르겠지만, 대격변의 시대 2015년에는 자전거 여행, 국토대장정이 유행이었다. 근면성실의 아이콘이라 회사 취직에 도움된다나… 물론 나는 취직 관심없었고 그냥 하고 싶었다. 중학교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 한 명과 함께 출발한 첫 날, 이 다리를 지나간 기억이 선명하다. 사진상에는 그냥 다리인데 싶겠지만 실제로 가서 보면 엄청나게 크게 느껴진다. 웅장하달까? 이 곳을 지나며 굉장히 시원하게 달리던 기억에 데자뷰에 두드려 맞은 듯 당장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좋은 추억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자전거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당장 그만두길. 진짜로 죽을뻔 했었다.
나작추
나는 2023년, 이런 추석을 보냈다. 나름 괜찮았다. 27번 보낸 추석들 중 가장 좋은 추석이었다. 여러분들의 추석은 어땠는가?
글이 마음에 들었다면, 다음 글이 올라올 때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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